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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6-07-20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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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이야기해요... 권종옥(84세) 어르신

늙은 사람도 낭만은 있더군요. 그렇게 시를 쓰기 시작했지요.

기사입력 2023-03-23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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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으니까 참 좋다

                                  권종옥


놀고 싶으면 놀고

자고 싶으면 자고

웃고 싶으면 웃고

먹고 싶으면 먹고

 

내가 나의 주인이 되어

물처럼 살 수 있는 자유

늙음 아니면 어찌 누리리

 

머물기 싫으면 떠나고

떠나기 싫으면 머물고

내가 나의 의지처가 되어

바람처럼 살 수 있는 행복

늙은이 아니면 어찌 맛보리

 



스물한 살에 가난한 종갓집으로 시집을 와 고생도 참 많았다는 권종옥 어르신은 막내아들을 낳기까지 위로 딸만 여섯을 낳으며 마음고생도 심하셨다고 한다. “시집을 와보니 새가 찍어먹을 물도 없었어요. 새벽에 일어나 우물가서 이십 번 물 길러오고 술국 끓여 대접하고 밥하고 빨래하고 밤이면 바느질하고 앞산 부엉이 울면 그 소리가 얼마나 슬픈지 친정엄마 생각하며 나도 따라 울었지요. ”

 


세월은 유수처럼 빠르게 흐르고 힘들었던 지난날들도 지나고 보니 꿈결 같다고 말하는 권종옥 어르신은 소백실버대학을 다니며 칠십년 만에 펜을 들고 시를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처음 시를 쓰기 시작하며 일주일에 서너 편의 시를 쓰기도 했으며 일 년 만에 시집 한권분량의 시를 쓰셨다고 한다. 그리고 2022년 가을에는 늙으니까 참 좋다라는 개인시집을 출간했다. “진달래 개나리 꽃 피고 벚꽃도 피어서 만개하고 이슬비는 내려 새싹들 파릇파릇 움돋고, 그 낭만이 그저 그만이었어요. 늙은 사람도 낭만은 있더군요. 그렇게 시를 쓰기 시작했지요. ‘계절이 좋으니 시나 쓸까라며 글을 썼는데 시 선생님이 바로 그게 시라고 말씀해주셔서 겁도 없이 마구 시를 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소백실버대학도 열심히 다니고 집에서도 시간만 나면 시를 쓰는 게 취미가 되었다는 권종옥 어르신은 이 모두가 낭군님 덕분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세월은 흐르고 나이도 들어 몸은 늙어가고 있지만, 즐겁고 행복했던 추억만 간직하며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가고 싶다고 말한다.“내가 쓴 시를 낭군님에게 보이면 아이고 우리 집 시인님 시 잘 쓰네.’라고 칭찬해주며 차 갖다 주고 밥도 차려주고 시중도 들어주며 많이 도와줬어요. 그래서 나는 고마운 마음에 낭군님을 생각하며 시를 쓰기도 했어요. 추억과 그리움으로 사는 우리네 인생 흘러가는 세월을 붙잡고 한탄하지 말고 좋았던 시절 간직하며 서로 아껴가며 남은 인생 오순도순 행복하게 살아가자구요.”

 

내 인생

 

            권종옥

 

창밖을 내다보니

화창한 봄이 왔네

 

엊그제는 아주 좋네

오늘은 그냥 좋네

내일을 생각하니

슬프고 가련하다네

 

어이다 내 나이 팔구십이 되었는고

여보게 젊은친구 늙지 마시게

 

 

김미경 프리랜서기자 (iybc365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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