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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루이 드레퓌스 르몽드 CEO, AI는 더 많은 기자를 고용할 수 있는 기회였다

2025 KPF 저널리즘 컨퍼런스 기조연설, '역발상의 청사진'

기사입력 2025-11-03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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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소멸위기 만큼 지역언론도 위기를 맞고 있다. 이는 급변하는 시대를 맞은 모든 언론계가 직면한 문제와도 다르지 않다. 하지만 모두가 위기라고 할 때 기회를 발견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 사람들을 통해 새로운 길이 개척되고 또다시 그 생태계는 진화한다.


지역언론에겐 어떤 기회가 있을까? 늘 고민해오면서 답을 찾아 작년에 이어 이번에도 
KPF 저널리즘 컨퍼런스에 참석했다. 일년에 한 번 열리는 언론진흥재단 주최의 행사인 만큼 언론사 발행인이라면 꼭 참석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작년에는 혼란과 위기에 대한 불안함을 가지고 왔지만 올해는 희망을 보고 돌아왔다. 물론 혁신적인 시스템 전환과 그에 따르는 자본 투입이라는 과제가 있지만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된 것 만으로도 큰 성과였다.


'희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절실하게 고마운 단어라는 걸 새삼느끼며 언론계 뿐만 아니라 AI의 등장으로 모든 시스템의 변화가 예고되는 혼란한 시대를 사는 모두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생각이다. 


지난
1030,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5 KPF 저널리즘 컨퍼런스는 전 세계 미디어 산업이 직면한 '위기'라는 공통된 화두로 막을 열었다. 디지털 전환으로 재편된 언론의 생태계, 소셜 미디어로 인한 정보 제공의 다양화, 그리고 이제는 생성형 AI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서 저널리즘의 미래는 그 어느 때보다 불투명해 보였다.

 

그러나 단상에 오른 기조연설자, 프랑스 최고 권위지 <르몽드>의 루이 드레퓌스CEO는 예상과 다른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미디어의 위기를 언급하는 목소리가 많다는 것을 안다"고 서두를 뗀 뒤 , "하지만 오늘 아침, 나는 미래에 대해 조금 더 낙관적인 이야기를 하려 한다"고 선언했다.

 

그의 낙관론은 공허한 희망이 아니었다. 그것은 지난 15년간 르몽드를 이끌며 증명해낸 구체적인 성과와 철학에 기반한 '역발상'의 전략이었다. 드레퓌스 CEO는 현재의 미디어 환경이 AI의 도움을 받아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하고 독자를 성장시킬 "엄청난 기회"라고 역설했다.

 

위기 속 '편집국 투자'라는 정공법

미디어 산업이 비용 절감과 구조조정에 몰두할 때, 르몽드는 정반대의 길을 걸었다. 드레퓌스 CEO2010르몽드를 인수할 당시, 가장 우선시했던 원칙은 바로 뉴스룸(편집국)에 대한 투자였다.

그는 이런 발상이 시대를 거스르는 것이라 우려했던 것도 사실이었다라며 "2010년 우리가 르몽드를 인수할 때, 우리의 최우선 투자는 편집국이 될 것이라고 기자들에게 약속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2010310명이었던 르몽드의 정규직 기자는 2025년 현재 560명으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러한 막대한 인적 투자의 이유는 명확하다.

ㅁ 다양성 확보: 다양한 기자층의 확보는 더 많은 주제를 다루고 더 넓은 독자층에 도달이 가능하다

ㅁ 깊이의 추구: 기자들이 하루에 너무 많은 기사를 쏟아내는 대신, 전문성을 가지고 스토리를 깊이 있게 취재할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실제로 르몽드는 지난 5년간 하루에 생산하는 콘텐츠의 수를 약 100~110(비디오, 오디오, 인쇄 포함)로 의도적으로 줄였다.

 

'정공법'은 숫자로 증명되었다. 드레퓌스 CEO가 취임한 2010르몽드의 일일 유료 발행 부수는 24만 부에 불과했다. 그러나 2025년 말, 르몽드는 디지털 구독으로만 60만 부의 발행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투자의 궁극적인 목표는 '지속가능성'이다. 드레퓌스 CEO"늦어도 2027년까지는 디지털 구독 수익만으로 뉴스룸 전체 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는 인쇄판이 중단되더라도(그는 향후 10~15년은 지속될 것으로 보지만) 뉴스룸의 생존이 보장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속가능성을 위해 젊은 독자들이 있는 곳으로 가라

드레퓌스 CEO"수익성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었지만, 그 독자층이 고령화되고 있다면 몇 년 안에 심각한 문제에 직면할 것"이라며, 젊은 독자층 확보의 절박함을 강조했다.

 

 

르몽드의 전략은 '그들이 있는 곳으로 직접 가는 것'이다. 그는 "젊은 세대가 뉴스 가판대로 걸어오거나 인쇄물을 구독할 것이라 생각하는 것은 오늘날 비현실적"이라고 단언했다.

 

대신 르몽드는 페이스북, X, 스냅챗, 유튜브, 틱톡 등 모든 주요 플랫폼에서 매일 5~7개의 콘텐츠를 '무료로' 발행한다. 이는 유료 구독 모델을 가진 언론사로서는 파격적인 행보다.

 

"우리의 전략은 그들이 18세에서 20세가 되기 전에 관계를 맺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거의 불가능해집니다".

목표는 젊은 세대에게 '정보를 얻기 위해 르몽드를 신뢰하는 습관'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이 전략은 성공을 거두어, 현재 르몽드 신규 디지털 구독자의 50% 이상이 34세 미만이다.

단적인 예로, 스냅챗에서는 140만 명의 프랑스 10대들이 르몽드를 팔로우하고 있다. 드레퓌스 CEO"5년 안에 이들 중 단 10%만 유료 구독으로 전환해도 엄청난 성공"이라고 말했다.

 

또한 'L'Heure du Monde'라는 데일리 뉴스 팟캐스트는 프랑스 1위 뉴스 팟캐스트로 자리 잡았으며, 20~35세 연령대에 중요한 포맷으로 작동하고 있다.

 

AI'기회', '인간'이 중심일 때의 이야기다

컨퍼런스의 최대 화두인 AI에 대해, 드레퓌스 CEO는 가장 낙관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AI'위험'이 아닌 '엄청난 기회'로 규정했다.

하지만 그의 낙관론에는 명확한 전제 조건이 붙는다. 바로 AI는 저널리즘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조'하는 도구로 사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르몽드AI 도입에 앞서 윤리 위원회와 독립 위원회를 구성하여 엄격한 원칙을 세웠다.

ㅁ AI는 콘텐츠를 생성하지 않는다. AI'조력자(assistance)'일 뿐이며, 어떤 경우에도 편집팀을 대체하지 않는다.

ㅁ AI는 해고가 아닌 성장을 위한 도구다. 그는 "AI 덕분에 뉴스룸 예산을 절감했다고 말하는 다른 출판인들을 안다", "르몽드AI가 기자의 수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더 효과적으로 더 많은 저널리즘을 생산하는 방법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ㅁ 모든 AI 사용에는 '인간의 감독'이 필수다.

ㅁ 독자에게 투명하게 공개한다. AI가 사용된 모든 콘텐츠에는 이를 명시한다.

ㅁ 신뢰를 위해 이미지를 생성하지 않는다. 독자들의 신뢰를 최우선으로 하며, AI로 이미지를 만들지 않을 것이다.

드레퓌스 CEO"독자들이 기꺼이 돈을 지불하고 우리를 신뢰하게 하려면, 그들은 콘텐츠 뒤에 '인간', '재능', '기자'가 있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 원칙이 적용된 대표적인 사례가 3년 전 론칭한 'Le Monde in English' 서비스다. 프랑스어로 작성된 기사의 40%가 영어로 번역되어 제공되는데 , 이는 AI 덕분에 가능했다. 그러나 르몽드는 단순히 AI 번역을 게시하지 않았다. 반드시 전문 번역가들의 검수를 거쳐 다시 편집하고 다듬어 출판한다.

 

플랫폼과의 '현실적인' 파트너십

그렇다면 <르몽드>560명의 기자 급여와 AI 기술 투자를 어떻게 감당할까? 드레퓌스 CEO'플랫폼과의 파트너십'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이러한 플랫폼과 파트너 관계를 맺지 않고 비즈니스를 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매우 순진한 생각"이라고 말했다.

 

 

르몽드는 스포티파이, HBO Max,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거의 모든 빅테크 기업과 라이선스, 이웃 저작권, 공동 금융 등 다양한 방식의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그는 "이러한 계약이 없었다면 뉴스룸에 그토록 많은 투자를 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 이 수익을 통해 광고 의존도를 낮출 수 있었다고 밝혔다.

 

가장 주목받는 것은 20243월 체결된 오픈AI와의 계약이다. 르몽드는 프랑스 매체 중 유일하게 오픈AI와 계약을 맺었다. 드레퓌스 CEO는 이 계약의 3가지 이점을 설명했다.

ㅁ통제권: 콘텐츠가 어떻게 사용되는지 논의하고 원치 않는 방향을 막을 수 있다.

ㅁ출처 명기: 콘텐츠를 스크래핑하는 것과 달리, 파트너십을 맺으면 오픈AI르몽드를 출처로 명시하고 원문 링크를 제공하도록 강제할 수 있다.

ㅁ수익 창출과 양질의 독자: 추가 수익원 확보는 물론 , ChatGPT를 통해 르몽드로 유입된 오디언스의 유료 구독 전환율은 페이스북에서 온 오디언스보다 20배 더 높았다.
 

'독립성''수익'은 함께 간다

루이 드레퓌스 CEO의 기조연설은 '위기'라는 단어에 매몰된 미디어 업계에 '기본''혁신'이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지 보여준 명쾌한 청사진이었다.

르몽드가 이 모든 전략을 추진할 수 있는 근본적인 힘은 독특한 소유 구조와 수익 모델에 있다. 르몽드는 현재 지분의 73%를 비영리 재단이 소유하고 있다. 또한 전체 수익의 73%가 광고나 파트너십이 아닌 '독자'로부터 나온다.

 

그의 이야기에서 주목할 키워드는 독자 우선주의였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뉴스룸 투자, AI라는 신기술을 활용하되 인간 저널리스트의 가치를 최우선에 두는 원칙, 그리고 생존을 위해 플랫폼과 기꺼이 손잡는 현실 감각 등이 언론 생존을 고민하는 관계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드레퓌스 CEO가 제시한 르몽드의 사례는 저널리즘의 독립성과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이 결코 대립하는 가치가 아님을, 오히려 서로가 서로를 지탱하는 가장 강력한 기둥임을 증명하고 있었다. 그의 낙관론은 단순한 희망이 아니라, 이미 현실이 된 미래였다.


 

김소영 기자 (iybc365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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