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지긋한 전직 교장이 무대 위에서 구릿빛 근육을 선보이며 관객들의 환호를 자아내며 건강미를 자랑하는 모습이 지역에서 화재가 된 적이 있다. 그런가 하면 20여 년 전에는 3만 6천 대 1이라는 경이로운 경쟁률을 뚫고 한국 최초의 우주인 선발대회에서 최종 30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또한 지역사회의 소외된 이웃을 위해 8년째 매주 반찬과 도시락을 정성스레 배달하는 봉사자이기도 한 오늘의 ‘링크인영주’ 주인공은 영주 지역사회에서 ‘미스터 코리아 교장 선생님’으로 널리 알려진 우동하 전 풍기초등학교 교장이다.
그의 이력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우동하 박사는 평생을 초등 교육과 교육심리학 연구에 몸담으며, 아이들의 성품과 인성을 올바르게 세우기 위한 ‘대화법’의 권위자로 활동해 왔다. 단순히 입으로만 훈계하는 교육을 넘어 스스로 한계에 도전하고 이웃을 살피는 삶으로 ‘살아 있는 교육’을 보여준 우동하 박사. 깊어가는 초고령화 사회에서 주도적이고 역동적인 자세로 나이듦의 롤모델이자 참된 교육자인 그를 만나, 그가 평생을 바쳐 실천해 온 도전과 소통의 철학을 들어보았다.

Q. 만 60세가 넘은 연령에 보디빌더로 데뷔하셨다는 소식은 영주를 넘어 전국적인 화제였습니다. 안정적인 은퇴를 앞둔 시점에 이토록 혹독한 길을 결심하신 계기와 그 성과가 궁금합니다.
A. 고등학교 시절부터 가슴 깊은 곳에 보디빌더가 되고 싶다는 열망을 품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만 60세가 되던 해, ‘더 늦기 전에 오랜 꿈을 현실로 만들어보자’고 결심했죠. 첫 도전이었던 2023년 피트니스 코리아 대구대회(FIKO) 입상을 시작으로, 전국 YMCA 대회 입상, 경북 지역 대회 일반부 그랑프리, 전국 시니어 보디빌딩 대회 1위 등 과분한 성과를 거두며 올해로 4년째 현역 선수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나이에 연연하지 않고 한계에 부딪치며 느끼는 성취감은 제 삶의 가장 큰 에너지원입니다.

Q. 젊은 선수들도 혀를 내두르는 철저한 식단 관리와 고강도 근력 훈련을 어떻게 견뎌내셨는지, 교장선생님만의 멘탈 관리법이 궁금합니다.
제 평생의 좌우명은 바로 ‘노 페인, 노 게인(No pain, no gain: 고통 없이는 얻는 것도 없다)’입니다. 피트니스 센터에서 쇳덩이를 들어 올릴 때 근육이 비명을 지르고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는 극한의 통증을 마주하게 됩니다. 그럴 때마다 머릿속으로 ‘딱 하나만 더 하자’, ‘한 개만 더 이겨내자’고 되뇌며 자신을 채찍질합니다. 비록 나이는 들었을지언정, 정직한 땀방울 속에서 근육이 선명하게 살아나는 과정을 지켜보며 ‘육체는 결국 정신이 지배한다’는 진리를 몸소 실감하고 있습니다.

Q. 지난 2006년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구었던 ‘최초의 우주인 선발대회’에서 최종 30인에 진입하신 전설적인 이력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어떤 계기로 도전하셨는지 궁금합니다.
과거 교육부 국비 유학생으로 미국 퍼듀(Purdue) 대학교 대학원에서 수학할 당시, 인류 최초로 달을 밟은 닐 암스트롱의 모교 비행장 근처 학생 아파트에 거주했던 특별한 인연이 있었습니다. 그때 막연히 가졌던 우주에 대한 꿈이 2006년 선발대회 모집으로 이어졌죠. 무려 3만 6천여 명이 지원한 거대한 서바이벌 속에서 마라톤, 체력 측정, 영어 면접, 과학 지식 평가, 토론 등 가혹한 관문을 거치며 우주인 후보(최종 30인) 합격증을 받았습니다. 이 뜨거웠던 도전이야말로 제 인생에 ‘도전하면 반드시 길은 열린다’는 확고한 확신을 심어준 일대 사건이었습니다.
Q. 교장선생님께서는 교사 시절부터 교실 안에서 아이들의 사소한 다툼이나 잘못된 말씨를 포착해 직접 ‘역할극’으로 재구성하는 독창적인 소통 교육을 실천하셨습니다. 이러한 대화법 교육을 구상하신 이유와 효과는 무엇입니까?
교실에서 벌어지는 대부분의 갈등은 오해와 거친 말투에서 시작됩니다. 아이들이 평소 무심히 쓰는 말씨가 친구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주는지 말로만 훈계하면 와닿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이들이 교실에서 부딪치는 실제 갈등 상황을 가지고 수시로 ‘역할극’을 하도록 유도했습니다.
역할극의 주인공이 되어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상황이 훨씬 더 잘 이해됩니다. 실제로 학기 초에 매일 친구들을 울리고 때리던 말썽꾸러기 학생이 역할극을 꾸준히 체험하면서 성품이 순화되고, 나아가 친구들의 칭찬을 한 몸에 받는 모범생으로 바뀐 사례가 있었습니다. 인성(人性)이 제대로 서면 학력은 자연스럽게 올라갑니다. 경쟁이 아닌, 서로 배려하는 마음을 배울 때 아이들은 진정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Q. 이번에 소개해주신 교장 선생님의 저서인 ‘아이의 미래는 부모의 말에서 결정된다’ 역시 자녀와의 관계에서 깊은 고민을 앓고 있는 수많은 부모들에게 큰 공감을 얻었습니다. 이 책을 집필하시게 된 동기와 부모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아이들의 언어생활과 인성은 부모의 언어 습관을 그대로 비추는 거울과 같습니다. 가정에서 부모가 대수롭지 않게 던지는 "안 돼", "하지 마", "공부나 해" 같은 강압적인 말들은 아이의 마음을 닫히게 만들고 수동적이며 방어적인 태도를 양성합니다.
이 책은 부모의 사소한 말투를 스스로 점검하고, 아이와 마음으로 교감하는 '5단계 공감 대화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자 황보미 저자와 뜻을 모아 집필했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씩 아이의 일기장에 '기억에 남는 가족과의 대화'를 기록하게 해보십시오. 부모도 모르게 썼던 험한 말투나 아이를 억누르는 일상적 어투를 모니터링하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부모가 아이를 일방적으로 변화시키려 하기보다, 상호 이해와 존중에서 출발하는 ‘따뜻한 말벗’이 되어줄 때 자녀의 미래와 인격이 건강하게 빚어집니다.

Q. 이 외에도 재임 당시 학생들에게 '칭찬 카드'와 '칭찬 일곱 고개' 등의 독특한 인성 프로그램을 도입하셨습니다. 어떻게 운영하셨습니까?
아이들이 서로의 장점에 더 깊은 관심을 갖도록 돕기 위해 도입한 놀이형 프로그램이었습니다. 담임교사나 친구들이 "얼굴은 약간 네모 모양이고, 학급 친구들을 좋아하며, 최근 태도가 크게 달라진 친구" 같은 단서를 일곱 고개 형식으로 던지면, 아이들이 서로 손을 들어 칭찬의 대상을 맞히는 식입니다. 답을 말한 친구와 칭찬을 받은 주인공 모두에게 격려의 박수가 쏟아지죠. 경쟁이 난무하는 현대 교육 현장에서 친구의 사소한 배려와 긍정적인 변화를 발견해 주고 칭찬하는 훈련은 단단한 공동체 의식을 심어주는 훌륭한 자양분이 됩니다.

Q. 재임 시절 학년말마다 아이들에게 남과의 경쟁 대신 '스스로 세운 목표'를 격려하는 ‘도전 성취 3종 인증 메달’ 수여식을 진행하셨습니다. 참된 교육자로서의 철학이 돋보이는 부분인데, 어떤 프로그램입니까?
모든 아이에게는 하나님이 주신 각자 고유의 달란트(재능)가 있습니다. 하지만 획일화된 등수 경쟁 구조에서는 소수의 아이만 승자가 되고 대다수는 좌절감을 배웁니다. 저는 봉화와 영주의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며 예체능, 악기 연주, 턱걸이나 제기차기 같은 자신만의 장기 목표를 세우고 이를 1년 동안 묵묵히 실천해 낸 아이들에게 인증 메달을 수여했습니다. 남과 비교해 이기려는 것이 아닌, ‘어제의 나’보다 한 걸음 나아가는 기쁨을 기르게 하려는 뜻이었습니다. 놀랍게도 어린 시절에 이러한 자기 조절과 성취를 경험한 제자들이 성인이 된 지금도 각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로 우뚝 서서 활약하고 있습니다.
Q. 전교생을 대상으로 서예가인 전임 교장선생님을 초빙해 직접 좌우명 족자를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하셨습니다. 아이들이 자기만의 명확한 좌우명을 갖는 것이 왜 중요하다고 생각하셨습니까?
저를 평생 흔들리지 않고 움직이게 한 원동력은 바로 제 좌우명인 ‘노 페인, 노 게인(No pain, no gain)’이었습니다. 이처럼 인생에서 명확한 좌우명을 갖는다는 것은 단순히 좋은 글귀를 마음에 담는 것을 넘어, 스스로를 올바른 길로 이끌어 가는 강력한 내면의 힘을 얻는 일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과 함께 치열하게 고민해 정한 좌우명을 매일 눈으로 보고 마음에 새기는 과정은, 아이들이 자라면서 마주할 수많은 선택과 도전의 순간마다 삶의 방향을 잡아주는 든든한 이정표이자 버팀목이 되어 줍니다. 가치관이 정립되는 가장 중요한 시기에 아이들 스스로가 삶의 명확한 기준을 세울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이 프로젝트를 지난 8년 동안 꾸준히 이어왔습니다.
Q. 8년이라는 오랜 세월 동안 지역의 홀로 계신 독거 어르신들을 위한 도시락 및 반찬 배달 봉사를 지속하고 계십니다. 스스로의 도전을 넘어 타인을 돕는 봉사에 매진하시는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약 8년 전, 홀로 쓸쓸히 생활하시는 영주의 한 어르신 댁을 방문했다가 끼니조차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아픈 현실을 직접 목격했습니다. 큰 충격을 받고 곧바로 지역 내 봉사단체 두 곳에 가입해 독거노인 반찬 배달 봉사를 직접 도맡기 시작했습니다. 한여름 무더위나 살을 에는 한파 속에서도 도시락 차량을 애타게 기다리시는 어르신들의 눈빛을 마주하면 결코 이 배달을 멈출 수가 없습니다. 은퇴한 중장년층이 자신이 가진 에너지를 조금씩만 떼어 이웃을 섬기는 데 보탠다면 우리 사회는 분명 더 아름답게 변할 것입니다. 이것 역시 제 삶에서 결코 타협할 수 없는 고귀한 도전 과제 중 하나입니다.

Q. 퇴임할 무렵 한식조리사 자격증과 함께 생활체육스포츠지도사 자격을 연이어 취득하시고 현재는 현역 트레이너로 인생 제4막을 펼치고 계십니다. 앞으로 쓰실 새로운 도전의 역사는 어떤 모습입니까?
현재 피트니스 센터에서 정식 트레이너로 활동하며 가끔 운동법을 몰라 헤매시는 고령의 회원님들에게 재능 기부로 성심껏 운동을 가르쳐 드리곤 합니다. 초고령화 시대를 맞아, 어르신들의 근력을 키워 낙상을 예방하고 노년의 삶의 질을 끌어올리는 체계적인 ‘실버 근력 증강 프로그램’을 직접 연구하고 개발해보고자 합니다. 이를 고도화해 노인대학이나 지역 커뮤니티에서 전문 강연과 더불어 실질적인 운동 가이드라인을 널리 보급하는 것, 그것이 전직 교장이자 보디빌더인 제가 써 내려갈 다음 도전의 이정표입니다.
인터뷰가 이어지는 시간 내내 우동하 박사의 얼굴에는 청년 같은 뜨거운 열정과 노학자의 깊은 지혜가 부드럽게 어우러져 녹아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말로만 가르치지 않고, 본인이 먼저 꿈꾸던 우주에 도전하고, 이웃의 고단함을 위로하는 등 실천적 참교육을 온전히 살아내고 있었습니다. 그가 남기는 찬란한 도전의 이야기가, 앞으로 소멸해 가는 우리 영주 지역사회에 어떠한 젊고 건강한 불씨를 지펴낼지 설레는 마음으로 그의 아름다운 행보를 응원한다.
▶우동하 교육학 박사 프로필
- 교육 행정 및 학교 경영
전(前) 풍기초등학교, 이산초등학교 교장
전(前) 영주교육지원청 장학사, 경상북도교육연구원 교육연구사
- 대학 및 연구 경력
대구교육대학교 겸임교수
계명대학교, 대구대학교, 안동대학교, 동양대학교 외래교수
미국 퍼듀대학교(Purdue University) 영재교육연구소 연구원
- 강연 및 대외 활동
교원 및 학부모 연수 강사 (총 500여 회 출강)
중앙교육연수원 및 전국 시·도 교육청 대상
주요 분야: 창의성 교육, 영재 교육, 학부모 교육
한국과학창의재단 과학기술 앰배서더
- 저서 및 역서
아이의 미래는 부모의 말투에서 비롯된다
사랑의 대화법
우리아이 영재로 키우기
유년기 어린이 철학 총 번역서, 단행본 8권 출간
- 도전 및 수상 이력
2006년 한국 최초 우주인 선발 과정 1차 후보 합격 (최종 30인)
보디빌더 수상 이력
2024년 전국 시니어 보디빌딩 대회 1위
미스터 경북 1위
경상북도 생활체육대축전 1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