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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6-09-20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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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 심장을 울리는 북소리… 기소유예 청소년들에게 새로운 희망의 소리가 되다

법무부청소년범죄예방 영주지구협의회 · (사)세로토닌문화 공동 프로젝트

기사입력 2026-08-26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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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순간의 어긋난 발걸음으로 차가운 시선 앞에 섰던 청소년들이 모듬북 앞에 섰다. 맹목적인 처벌 대신 북채를 쥐여 주고, 따뜻한 멘토링으로 손을 맞잡아준 영주 지역사회의 온기가 아이들의 굳은 마음을 조심스레 다독이고 있는 곳을 찾았다.

 

지난 824일 오후, 영주시근로자복지회관 2층 연습실에는 장단에 맞춰 두드리는 북소리가 흘러 나왔다. 법무부청소년범죄예방 영주지구협의회가 주최하고, ()세로토닌문화가 주관하며, 영주시가 후원하는 청소년 선도·치유 프로그램 리듬으로 꽃피는 청소년의 꿈의 현장이다.

 

이곳에 모인 아이들은 과거 잠깐의 방황과 실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청소년들이다. 그러나 이날 연습실에서 마주한 이들의 눈빛에는 위축감 대신, 스스로의 리듬을 찾아가려는 생기와 건강한 몰입감이 넘쳐흐르고 있었다.
 

 

이번 프로젝트는 과거 관행적으로 안동보호관찰소나 소년원으로 보내지며 낙인 효과에 노출되곤 했던 지역 위기 청소년들을, ‘영주 지역사회가 직접 품고 치유하자는 절박한 공감대에서 출발했다.

사법 제도의 사각지대 속에서 사장되어 있던 기소유예 청소년 선도 프로그램을 되살리기 위해 범죄예방협의회와 영주시가 발 벗고 나섰다. 202411월 안동지청과의 긴밀한 소통 끝에 프로그램을 공식 복원했고, 본예산 확보를 통해 체계적인 예술 치유 프로그램으로 확장시킨 것이다.
 

 

백성호 법무부청소년범죄예방 영주지부 운영처장

우리 지역의 소중한 아이들이 장시간 안동 보호관찰소를 오가거나 소년원으로 향하는 현실이 너무나 안타까웠습니다. 아이들이 다시 건강하게 학교와 가정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지역사회가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어야 한다 의견이 모아져서 이 프로젝트를 실행에 옮기게 되었습니다. 202411월 재개 이후 총 10명의 아이가 거쳐 갔고, 이미 6명이 성공적으로 과정을 수료해 자유로운 일상으로 복귀했습니다. 영주시의 적극적인 예산 지원과 세로토닌문화의 협력이 있어 가능했던 결실입니다.”

 

특히 이번 사업은 1회성 훈계나 주입식 교육에 그치지 않고, 아이 1명당 범죄예방위원 1명을 매칭하는 밀착형 1:1 결연 멘토링을 기본 축으로 삼았다. 여기에 세로토닌예술단의 지도하는 모듬북을 접목해 내면의 억압된 분노와 스트레스를 발산하게 함으로써, 치유와 인성 함양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완벽히 잡아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청소년들은 장단에 맞춰 북을 두드리며 완전하게 몰입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세로토닌예술단원들은 재미와 흥을 느낄 수 있도록 청소년들과 소통하며 지도의 능숙함을 보여주었다. 생전 처음 북채를 쥐어봤다는 학생부터, 어릴 적의 기억을 되살려 다시 두드리는 학생까지, 이들에게 북은 단순한 악기가 아닌 세상과의 새로운 소통구로 보였다.

 

 

OO 학생

평소에는 접해보지 못했던 모듬북이라는 악기를 배우니까 정말 신기하고 흥미로워요. 새로운 장단이 계속 나오니까 전혀 질리지 않고 두 시간이 훌쩍 지나갑니다. 무엇보다 우리를 지도해 주시는 형들이 분위기를 편안하고 유쾌하게 이끌어주셔서 막힘없이 재미있게 몰입할 수 있어요. 앞으로 3개월 이상 더 배우면 실력도 많이 늘 것 같고, 끝난 뒤에도 꼭 다시 찾아오고 싶습니다.”

 

OO 학생

초등학교 때 대전에서 모듬북을 잠깐 배운 적이 있었는데, 여기서 체계적으로 기법을 배우며 다시 치니 훨씬 재미있고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가 완전히 날아갑니다. 선배 강사 형들과 편하게 인생 고민도 나누고 대화할 수 있어 정말 든든해요. 앞으로 제가 하고 있는 분야의 스펙을 착실히 쌓고 군 복무 후 멋지게 취업하고 싶습니다. 누구에게나 떳떳하고 깨끗한 삶을 살아갈 겁니다.”

 

OO 학생

처음에는 낯설고 손도 아팠지만 치다 보니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입니다. 아는 선배들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대화도 많이 나누게 됐어요. 이 과정이 끝나더라도 기회가 된다면 계속 북을 치고 싶습니다.”

 

OO 학생

태어나서 이런 예술 프로그램을 접해본 적이 없었는데, 2시간 동안 온전히 북에 몰입하고 나면 마음속 응어리가 풀립니다. 과거의 잘못된 행동들을 자연스럽게 멀리하게 됐어요. 11월까지 최선을 다해 배운 뒤, 나중에는 저처럼 방황하는 후배들에게 북을 가르쳐주는 선배가 되고 싶습니다.”

아이들은 이미 자격증을 10여 개 이상 보유할 만큼 무궁무진한 재능과 열정을 품고 있었다. 그저 한순간 잠시 비틀거렸을 뿐, 북소리와 함께 울려 퍼진 이들의 다짐은 그 어떤 성인보다 당당하고 단단했다.

 

이 프로그램이 아이들의 마음을 열고 진정한 소통을 할 수 있었던 가장 결정적인 비결은 바로 지도 강사들의 동질감과 진정성에 있다. 강사들 역시 청소년기 거친 방황과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고, 모듬북을 통해 삶의 전환점을 맞이했던 영주 지역의 직속 선배들이기 때문이다.
 

 

김태현 세로토닌예술단 강사

첫날 아이들을 마주했을 때 솔직하게 털어놓았습니다. ‘선생님도 너희 나이 때 궤도를 벗어나 방황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다시 돌아왔고, 너희도 잠깐의 실수를 겪고 있을 뿐이다라고요. 첫날 아이들과 눈을 맞추는데, 그 눈빛들이 너무나 순수하고 맑았습니다. 자격증을 7, 10개씩 가진 유능한 친구들입니다. 꼴통이라 불리던 저를 끝까지 믿어주셨던 은사님의 말씀처럼, 저 역시 이 아이들을 무조건 믿어줄 겁니다. 10년 뒤 이 친구들이 또 다른 후배를 이끄는 선순환이 반드시 일어날 것입니다.”

어른들의 일방적인 훈계가 아닌 선배들의 진솔한 고백은 아이들의 굳게 닫힌 빗장을 단숨에 풀었다. 과거의 아픔이 치유의 자산으로 승화되어 후배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되는, 영주만의 독창적인 세대를 잇는 릴레이 멘토링이 완성된 셈이다.

예술적 몰입 뒤에는 일상을 든든하게 지탱해 주는 범죄예방위원들의 헌신적인 사랑이 자리 잡고 있다. 부모와의 가교 역할을 자처하고, 이동 차량을 지원하며, 아이들의 작은 변화 하나에도 아낌없는 칭찬을 건네는 이들이 있기에 아이들은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잡는다.
 

 

신승덕 법무부청소년범죄예방 영주지부 위원/멘토

멘티 학생을 맡아 아르바이트 장소까지 태워다주며 대화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어른들의 걱정과 달리 깊은 속내와 어른스러운 면모를 발견하고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어머니께 전화해 찍어둔 사진을 보내드리며 칭찬을 듬뿍 해달라고 당부드렸죠. 아이들의 열정을 보며 오히려 제가 더 큰 위로와 에너지를 얻습니다.”

 

 

최석금 법무부청소년범죄예방 영주지부 위원/멘토

틀에 갇힌 학교 환경 속에서 호기심과 에너지를 주체하지 못해 잠깐 선을 넘었을 뿐, 아이들 자체가 나쁜 것은 결코 아닙니다. 이시형 박사님의 글처럼 환경과 어른들의 책임이 큽니다. 일회성 처벌에 머물 것이 아니라, 지역의 훌륭한 문화 자산인 세로토닌문화의 타악 문화를 더 많은 학교와 위기 청소년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제도적으로 확장해야 합니다.”

 

영주시근로자복지회관에서 목격한 작은 북소리의 울림은 이제 영주시 전체를 아우르는 거대한 청소년 정책 모델로 진화할 준비를 하고 있다. 취재 과정에서 현장 전문가들과 청년 멘토들은 매우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첫째, 매년 증가하는 학업 중단 위기 학생들을 위한 영주형 선비 대안학교(학업중단 숙려제 플랫폼)’의 도입이다. 관내 고교에서 2주간의 학업 숙려 기간 동안 학생들이 PC방이나 아르바이트 현장을 맴돌며 2차 탈선에 노출되는 대신, 선비촌·선비세상·유휴 폐교 등의 인프라를 활용해 인성 교육, 모듬북 합주, 쿠킹 클래스, 심리 상담을 원스톱으로 제공받는 특화 캠프를 구축하자는 제안이다.

둘째, 소백산 자락길과 국립산림치유원 등 영주가 보유한 천혜의 힐링 자원을 결합한 전국 세로토닌 숲 드럼캠프의 상설화다. 숲길 트레킹, 숲속 타악 합주, 캠프파이어를 통한 감성 자극은 전국 단위의 청소년들을 유치하며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영주의 위상을 획기적으로 드높일 수 있다.

북을 칠 때 생기는 뇌 속의 신경전달물질 세로토닌은 불안과 공격성을 잠재우고 조절력과 행복감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한 번의 실수에 의기소침해질 수 있는 청소년들에게 신명 나는 장단을 선물한 영주시와 범죄예방위원회, 그리고 세로토닌문화의 동행이 그래서 더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북소리가 잦아든 연습실을 나서며, 다시 힘차게 솟구칠 우리 아이들의 눈부신 비상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더영주 김소영 기자 (iybc365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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