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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이들이 터를 잡고, 마을 주민들이이 채웠다… 영주 소백산예술촌 '낭만주의 페스티벌'로 새 출발

이산면 폐교에 둥지 튼 청년 예술가들, 주민·행정 손잡고 '복합문화 플랫폼' 첫발

기사입력 2026-09-10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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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여름의 뜨거운 볕이 서서히 기울고 시원한 그늘이 드리워지던 지난 5, 영주시 이산면 용산1리 옛 백룡초등학교 부지에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이야기와 웃음소리가 운동장을 채웠다.

 

아이들의 발길이 끊기며 한동안 적막만이 감돌던 폐교 터가 청년들의 생기와 마을 주민들의 온정으로 가득 찬 문화 예술의 새로운 터전으로 다시 태어났다.



 

이날의 축제는 청년 문화예술 기업 주식회사 클라우드컬처스가 주관한 낭만주의 페스티벌낭만 네버 다이이자, 소백산예술촌의 정식 이전 개관을 알리는 자리였다.

 

이번 축제는 단순한 공연 행사가 아니었다. 사라질 위기에 처했던 한 문화 거점이 주민들의 따뜻한 품으로 옮겨와, 쓰레기를 걷어내고 땀방울을 흘리며 일궈낸 청년과 마을의 상생 드라마가 완성되는 날이었다.

 

소백산예술촌의 역사는 지난 2002년 부석면에서 출발했다. 오랜 시간 묵묵히 지역 예술의 터전을 지켜왔으나, 기존 공간을 떠나야 하는 존폐의 위기를 맞닥뜨렸다.

 

그때 청년들을 지켜 세운 것은 다름 아닌 지역사회의 따뜻한 연대였다. 지역민들이 자발적으로 메신저 단체 대화방을 열어 대체 부지를 찾아 나섰고, 고려레미콘의 배려로 폐교 터를 무상으로 빌려 쓸 수 있게 되며 극적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그러나 방치되어 있던 공간을 온전한 예술촌으로 되살리는 길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클라우드컬처스 조국원 대표와 17여 명의 청년 직원들은 지난 1년간 매일같이 폐기물 스티커를 붙여가며 무려 150톤에 달하는 쓰레기를 직접 손으로 치워냈다.

 

무더위 속에서 낡은 공간을 직접 칠하고 고치며, 영주를 떠나지 않고도 예술로 먹고살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기 위해 묵묵히 땀을 쏟았다.

 

2019, 아버지를 여의고 고향으로 돌아온 조 대표가 외로움을 달래고자 전국 각지의 예술 청년들을 불러 모아 시작했던 작은 모임 낭만주의가 극단으로 자라나고, 어느새 행정안전부 청년마을 만들기 사업에 선정되어 어엿한 기업의 모습을 갖추기까지 7년이라는 시간 동안 그들이 지켜온 것은 오직 지역에서도 청년이 재미있게 살아갈 수 있다는 믿음 하나였다.


 

이날 영주시 엄태현 부시장과 우충무, 허지훈 경북도의원, 손성호 영주시의회 경제도시위원장이 참석하여 축하의 마을 전하며 축제를 함께 즐겼다.



 

이날 개관식 퍼포먼스는 소백산예술촌이 품고 있는 청년 네트워크의 확장성을 여실히 보여줬다. 무대에는 조국원 대표와 함께 예술촌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미래를 상징하는 3명의 청년이 나란히 올랐다.



2012년 로마 바티칸 앞에서 우연히 맺은 인연을 계기로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한국문화원을 거쳐 영주 청년마을 사업을 이끌고 있는 김형진 팀장, 전북 남원 실상사 작은학교에 재학하며 문화 기획을 배우기 위해 영주로 달려온 18세 막내 한서진 학생, 그리고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프랑스 클루지에서 찾아와 도착 5일 동안 함께 무대를 설치하고 땀을 흘렸다는 외국인 청년 플로랑이 주인공이었다.


사회의 선창에 맞춰 객석에 앉은 주민들과 내빈들은 한목소리로 환호했다.

소백산예술촌, 고생했다! 그리고, 성공하자!”

지난 1년간의 고단했던 상처와 땀방울을 보듬어 안고, 앞으로의 번영을 진심으로 축복하는 묵직한 함성이 운동장에 울려 퍼졌다.



 

이날 축제의 진정한 주인공은 청년들뿐만이 아니었다.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정성스레 음식을 장만하며 손님들을 맞이한 용산1리 부녀회와 마을 어르신들이 있었기에 축제의 공기는 한층 더 훈훈했다. 청년들이 마을로 들어와 골목에 활기를 불어넣자, 어르신들은 기꺼이 밥 한 끼를 나누며 든든한 바람막이가 되어준 것이다.

 

이어 펼쳐진 낭만주의 콘서트 1는 예술의 깊이와 세대 간의 화합을 오롯이 담아냈다.




 

2002년 한일월드컵 개막 공연 등을 이끌었던 원로 예술인이자 조국원 대표의 은사가 한걸음에 달려왔다. 제자 조국원 대표의 힘찬 모듬북 연주에 이어 스승의 기품 있고 절제된 한량무공연이 무대 위에 펼쳐지며, 대를 잇는 전통 예술의 혼과 사제지간의 깊은 정이 객석에 깊은 울림을 전했다. 뒤이어 합창단과 사물놀이, 밴드 공연, EDM 무대까지 이어지며 캠핑 의자에 몸을 기댄 주민과 관객들은 늦여름 밤의 낭만을 만끽했다.







조국원 대표는 이날 비전 발표에서 지방 소멸에 대한 남다른 시선을 던졌다.“통계상의 인구 감소를 억지로 막을 수는 없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곳에 남아 살아가는 사람들의 행복까지 줄어들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남아 있는 우리가, 그리고 이곳을 찾는 이들이 얼마나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느냐입니다.”

 

소백산예술촌은 앞으로 단순한 연습 공간을 넘어 주민들을 위한 노래교실과 동네 예술 보급소, 청년들이 머무는 살아보기프로그램, 반려동물도 자유롭게 뛰놀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영주를 채워갈 계획이다. 내년에는 자비를 들여 100석 규모의 소극장을 지어 영주시민 누구나 한 달에 한 번은 수준 높은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지방 소멸이라는 차가운 현실 속에서 청년과 마을이 서로의 손을 맞잡을 때 어떤 기적이 일어나는지를, 이산면 용산1리 폐교 운동장에 울려 퍼진 낭만의 노래가 분명하게 증명해 보였다. 소백산예술촌이 쏘아 올린 이 소박하지만 당찬 발걸음은, 이제 영주를 넘어 지방의 미래를 밝히는 가장 따뜻한 등불로 타오르고 있다.













 

더영주 박태완 기자 (iybc365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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